전북, 광주 꺾고 코리아컵 우승
전북, 연장 혈투 끝에 광주 꺾고 코리아컵 우승…올 시즌 2관왕
뜨거운 겨울 밤, 결승전의 숨결
전북 현대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휘감은 격정의 연장전 끝에 광주FC를 2대1로 꺾고 코리아컵 정상에 올랐습니다.
K리그 우승에 이어 또 한 번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올 시즌 가장 높이 빛나는 별 두 개를 품었습니다.
휘몰아친 감정의 파도…양 팀 감독 모두 퇴장
경기는 초반부터 거칠고 날이 선 공기 속에 흘렀습니다.
전반 40분, 광주 이정효 감독이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고,
4강전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했던 전북 거스 포옛 감독 역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야 했습니다.
결국 양 팀의 리더가 모두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숨을 고르는 기묘한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부상과 퇴장으로 얼룩진 경기…그럼에도 계속된 투혼
전반 39분 전북 김태환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광주 골키퍼 김경민은 수비수와의 충돌로 후반 초반 교체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연장 후반, 광주 권성윤은 머리에 충격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나가며 경기장은 침묵에 잠겼습니다.
그 사이 전북 이승우와 광주 조성권이 경합 중 감정에 휘말려 연달아 퇴장을 당하며
경기장은 끝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었습니다.
결승골의 순간…그리고 짧았던 환희
전북은 전반 추가 시간, 김태현의 크로스와 송민규의 재치 있는 패스를 거쳐
이동준의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 득점을 뽑아냈습니다.
광주는 후반 25분, 헤이스와 프리드욘슨의 아름다운 호흡으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의 늪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연장 전반 16분,
이승우가 왼발을 휘두르며 결승골을 그려 넣었습니다.
숨을 삼키던 관중석, 밤하늘을 찢는 함성—
전북의 우승을 향한 길은 그 순간 거칠게 열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곧 거친 반칙으로 다시 퇴장당하며,
자신의 골을 스스로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적 균형이 맞춰진 뒤에도 광주의 파상공세는 이어졌지만
하늘은 끝내 또 한 번 전북의 손을 높이 들었습니다.
숫자로 남은 기록, 전북의 새로운 계절
전북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6번째 코리아컵 우승(FA컵 포함)을 달성하며
포항과 함께 이 대회 최다 우승팀의 어깨에 나란히 섰습니다.
광주는 창단 첫 우승을 꿈꿨지만, 아쉬움의 눈물로 밤을 마감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열정은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을 다시 뜨겁게 합니다.
바람은 지나가도,
경기의 흔적은 오래 마음에 머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