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박병호 은퇴
만년 유망주에서 국민거포까지…홈런왕 박병호 은퇴

출처 : 스포티비 뉴스
끝내 유니폼을 벗은 KBO의 상징적 거포
‘국민거포’ 박병호가 20년의 선수 인생을 마무리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3일, 박병호와 임창민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986년생인 박병호는 올 시즌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9, 15홈런, 33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타율은 낮았지만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의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그의 통산 기록은 1767경기, 타율 0.272, 418홈런, 1244타점으로 마감됐습니다.
만년 유망주였던 청년, 넥센에서 날개를 달다
박병호는 성남고 졸업 후 2005년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지만, 7년 동안 단 25개의 홈런에 그치며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그러나 2011년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적 후 시즌 막판 1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증명했고, 2012년에는 타율 0.290에 31홈런으로 홈런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습니다.
홈런왕의 시대, 그 누구보다 높이 날았다
2013년 박병호는 37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MVP에 오르더니,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유일의 ‘2년 연속 50홈런 타자’로 등극했습니다. 2012년부터 2015년, 그리고 2019년과 2022년까지 총 6차례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또한 9년 연속 20홈런, 5년 연속 100타점 등 다양한 대기록을 남기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했습니다.
숫자로 증명된 ‘가장 잘 친 사나이’
박병호는 누적 홈런 개수로는 최정(518개), 이승엽(467개), 최형우(419개)에 이어 4위지만, ‘타석당 홈런 비율’로 보면 그 누구보다 효율적이었습니다. 16.2타석당 한 개의 홈런을 기록해, 17.7타석당 한 개였던 이승엽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단순히 많이 친 타자가 아니라, ‘가장 잘 친 타자’였던 셈입니다.
MLB 진출과 귀환, 그리고 끝까지 불태운 열정
2016년 박병호는 미국 미네소타 트윈스에 진출했지만, 짧은 2년 만에 귀국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다시 40홈런에 육박하는 파워를 보여주며 부활했습니다. KT로 이적한 2022년에는 35홈런으로 3년 만에 홈런왕을 탈환했고, 2024년 삼성 이적 후에도 23홈런을 때려냈습니다. 다만 잦은 부상과 체력 저하 속에 2025년 시즌을 끝으로 배트를 내려놓았습니다.
“나는 참 행복한 선수였습니다”
은퇴 소감에서 박병호는 “프로야구 2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함께한 모든 감독님, 코치님, 동료,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야구를 통해 만난 모든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이제는 후배들을 가르치며 야구를 계속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전하며 지도자로서의 제2의 인생을 예고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이제 ‘홈런왕’이라는 세 글자와 함께, 한국 야구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됐습니다.
박병호는 그렇게, 마지막까지 뜨겁게 야구를 사랑한 사나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