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차범근-홍명보 넘었지만 빛바랜 미소
손흥민, 차범근-홍명보 넘었지만 브라질에 0-5 완패 빛바랜 미소.

출처 : 스포츠 조선
한국축구 새 역사 쓴 ‘캡틴’ 손흥민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LAFC)이 한국 축구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습니다. 그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137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차범근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의 136경기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2010년 18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15년간 이어온 헌신과 성실함의 결실이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앞으로 손흥민이 내 기록도 다 깨주길 바란다”며 후배의 대기록을 축하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인 순간에도 손흥민의 얼굴엔 웃음보다 아쉬움이 묻어났습니다. 그는 경기 후 “영광스럽지만 속상한 마음이 기쁜 마음보다 더 큰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질에 0-5 완패…최전방서 고립된 ‘캡틴 손’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0-5로 완패했습니다. 손흥민은 중앙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지만, 브라질의 강력한 압박과 수비에 막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63분 동안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18분 교체됐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꺼낸 스리백 전술은 브라질의 빠른 공격 전환 앞에서 무너졌고,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철저히 고립됐습니다. 중원의 황인범-백승호 조합도 상대 압박을 뚫지 못하며 공격 전개가 막혔습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세계적인 팀들과 부딪히며 배우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경험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37경기, 15년의 헌신이 만든 대기록
손흥민의 137번째 A매치 출전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세 번의 월드컵, 네 번의 아시안컵을 포함해 15년간 대표팀의 중심을 지켜왔습니다. 해외 리그 일정 속에서도 대표팀 소집을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거의 없었고, 매번 긴 비행과 시차에도 불구하고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은 유럽에서 뛰며 매번 장거리 이동을 했다. 그럼에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는 게 대단하다”고 칭찬했습니다. 손흥민은 “이 자리는 나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함께 뛰어준 선수들과 지도자들 덕분이다. 모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한국 역대 최고 선수? 아직 갈 길 멀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A매치 출전 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이제 명실상부한 ‘레전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겸손했습니다. “한국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말은 아직 아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표팀을 떠날 때 많은 분이 그렇게 말해주실 수 있도록 남은 선수 생활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손흥민의 여정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